항우울제 이명 부작용, 왜 생기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항우울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뒤 귀에서 '삐-' 하는 소리가 멈추지 않는다면, 그것이 이명(耳鳴, tinnitus)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명은 외부 소리 자극 없이 귀 또는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으로, 항우울제의 알려진 부작용 중 하나입니다.
우울증과 불안 장애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NRI(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삼환계 항우울제(TCA) 등은 일부 환자에게서 이명을 유발하거나 기존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이 곧 '약을 바로 끊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항우울제 이명 부작용의 원인과 메커니즘, 어떤 약물에서 이명이 더 자주 보고되는지, 그리고 이명이 나타났을 때의 실질적인 단계별 대처 방법을 안내합니다.

이명이란 무엇인가
이명은 외부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입니다. '삐-', '윙-', '쉬-', '웅-'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한쪽 귀 또는 양쪽 귀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간헐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의 약 10~15%가 만성 이명을 경험합니다. 원인은 소음 노출, 노화, 중이염 등 귀 질환, 특정 약물 복용 등 매우 다양합니다. 이명 자체는 하나의 독립된 질병이 아니라 다른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약물 유발성 이명(Drug-induced tinnitus)은 항생제(아미노글리코사이드 계열), 항암제, 고용량 아스피린, 이뇨제, 그리고 항우울제를 포함한 다양한 약물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중 항우울제에 의한 이명은 대부분 가역적(reversible)이어서, 원인 약물을 조절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다른 원인의 이명과 구별됩니다.
항우울제가 이명을 유발하는 이유
항우울제가 이명을 유발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다음과 같은 경로를 유력하게 제시합니다.
- 세로토닌 시스템의 영향: SSRI·SNRI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세로토닌 수용체는 달팽이관(cochlea)을 포함한 청각 경로에도 분포하기 때문에, 세로토닌 수치의 급격한 변화가 내이(內耳)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추정됩니다.
- 혈류 및 신경전달 변화: 일부 항우울제는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신경전달 경로를 변화시켜 내이의 혈류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것이 청각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항우울제 중단 증후군: 항우울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항우울제 중단 증후군(Antidepressant Discontinuation Syndrome)'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명은 이 증후군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로, 약을 끊은 후 처음 며칠간 특히 두드러집니다.
- 복용량 증가 시 발생: 치료 용량이 올라갈 때 이명이 새롭게 나타나거나 기존 이명이 심해지는 사례가 임상에서 보고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약물 부작용 보고 데이터베이스(FAERS)에서 이명은 파록세틴, 벤라팍신 등 일부 항우울제의 부작용 보고 항목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명 발생 빈도는 약물 계열과 개인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전반적으로 약 1~5% 범위에서 보고됩니다.
이명을 유발할 수 있는 항우울제 종류
모든 항우울제가 이명을 동일하게 유발하는 것은 아닙니다. 약물 계열과 개인 차에 따라 발생 빈도가 크게 다릅니다.
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국내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항우울제 계열입니다. 이명 부작용과 관련된 보고가 상대적으로 많은 약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약물명 (성분명) | 이명 부작용 관련 특이사항 |
|---|---|
| 파록세틴 (Paroxetine) | 중단 증후군 및 이명 부작용 보고 빈도가 SSRI 중 상대적으로 높음 |
| 플루옥세틴 (Fluoxetine) | 일부 환자에서 이명 유발 보고; 반감기가 길어 중단 시 이명 발생은 낮은 편 |
| 세르트랄린 (Sertraline) | 이명 부작용이 비교적 드물게 보고됨 |
| 에스시탈로프람 (Escitalopram) | 전반적으로 내성이 좋은 편; 이명 사례가 없지는 않음 |
SNRI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 벤라팍신(Venlafaxine): 이명 부작용이 보고되며, 급격한 중단 시 이명이 나타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 둘록세틴(Duloxetine): 이명을 포함한 청각 이상이 공식 부작용 목록에 포함됩니다.
삼환계 항우울제 (TCA)
아미트립틸린(Amitriptyline), 이미프라민(Imipramine) 등 삼환계 항우울제는 이명 유발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고용량에서 더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재는 SSRI·SNRI에 비해 처방 빈도가 낮지만, 만성 통증이나 수면 장애 치료 목적으로 저용량 처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항우울제 이명 부작용의 주요 특징
약물 유발성 이명은 다른 원인의 이명과 구분할 수 있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아래 특징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면 항우울제와의 연관성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 복용 후 수일~수주 내 발생: 약을 처음 시작하거나 용량을 늘린 후 비교적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 고음역대 소리: '삐-', '띠-' 같은 고주파 음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 양측성 또는 편측성: 양쪽 귀 또는 한쪽 귀에서만 발생할 수 있습니다.
- 가역성: 대부분의 경우 약을 중단하거나 감량하면 이명이 줄어들거나 사라집니다. 이 점이 소음성·노인성 이명과의 주요 차이점입니다.
- 중단 직후 발생: 기존에 이명이 없던 사람도 항우울제를 갑자기 끊은 후 처음 며칠간 이명이 새롭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는 중단 증후군의 일환입니다.
이명이 나타났을 때 단계별 대처 방법
이명이 발생했다고 해서 임의로 약을 끊거나 용량을 줄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항우울제를 갑자기 중단하면 우울 증상 재발은 물론 중단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아래 단계를 참고하여 의료진과 함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1단계: 증상 기록하기
이명이 언제 시작됐는지, 어느 쪽 귀에서 들리는지, 어떤 소리인지(고음·저음·맥박 소리 등), 하루 중 언제 가장 심한지를 메모합니다. 약 용량이 바뀐 시점과의 연관성도 함께 기록해 두면 의사가 원인을 판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2단계: 담당 의사와 반드시 상담하기
자의적으로 약을 조절하지 않고 처방 의사에게 증상을 정확히 알립니다. 의사는 다음과 같은 옵션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현재 약물의 용량 점진적 감량
- 이명 발생 빈도가 낮은 다른 항우울제로 교체
- 이명 완화를 위한 보조 치료(이명 재훈련 치료, 소리 치료 등) 병행
3단계: 이비인후과 진찰 받기
이명의 원인이 약물 외에 있을 가능성(중이염, 메니에르병, 청신경종, 노인성 난청 등)을 배제하기 위해 청력 검사와 이비인후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명과 함께 청력 감소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빠른 진찰이 필요합니다.
4단계: 생활 속 이명 완화 방법 병행하기
의료적 대응과 함께 다음 방법이 이명을 일상에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 소음 노출 최소화: 이어폰 과사용, 큰 소음 환경 노출을 최대한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귀마개·소음 차단 이어폰을 활용합니다.
- 백색소음 활용: 자연음·백색소음 앱을 이용해 이명 소리를 마스킹하면 수면과 집중력에 도움이 됩니다.
- 카페인·알코올 제한: 두 물질 모두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 충분한 수면 확보: 피로와 수면 부족은 이명을 악화시킵니다. 규칙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세요.
- 스트레스 관리: 명상, 복식호흡, 가벼운 유산소 운동 등 스트레스 완화 활동을 꾸준히 실천합니다.

언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할까
아래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의료진을 찾는 것을 권장합니다.
- 이명과 함께 갑작스러운 청력 감소가 동반될 경우
- 한쪽 귀에서만 매우 크고 지속적인 이명이 들릴 경우 (청신경종 등 기질적 원인 배제 필요)
- 어지럼증(현기증)이 이명과 함께 나타날 경우
- 항우울제를 중단한 지 2주 이상 지났는데도 이명이 지속될 경우
- 이명으로 인해 수면, 집중력,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생길 경우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항우울제와 관련된 모든 의사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사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임의로 항우울제를 중단하는 것은 증상 재발 및 중단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절대 삼가야 합니다.
마치며: 부작용을 알고 현명하게 대처하자
항우울제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것이 반드시 약을 끊어야 한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많은 경우 약의 종류나 용량을 조절하거나 보조 치료를 병행하면 이명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명 증상을 의사에게 정확히 알리고, 전문가와 함께 최선의 치료 방향을 찾는 것입니다.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이명과 우울증 모두를 잘 관리하는 첫걸음입니다.
항우울제 이명 부작용은 SSRI·SNRI·TCA 등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가역적입니다. 임의 중단은 금물이며,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용량 조절 또는 약물 교체를 검토하세요. 이비인후과 진찰로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것도 중요하며, 백색소음 활용·수면 관리 등 생활 속 관리법을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항우울제를 끊으면 이명이 바로 없어지나요?
A. 약을 중단하거나 감량하면 이명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며칠에서 수 주가 걸릴 수 있으며 일부 경우에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 약을 조절해야 하며, 임의로 중단하면 중단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Q. 이명이 생기면 바로 다른 항우울제로 바꿔야 하나요?
A. 이명의 강도,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현재 약물의 치료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이명이 가볍고 참을 수 있는 수준이라면 현재 약물을 유지하면서 경과를 지켜볼 수도 있습니다. 의사와 충분히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Q. 어떤 항우울제가 이명 부작용이 가장 적나요?
A.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이명이 없는 항우울제'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에스시탈로프람, 세르트랄린 등은 비교적 부작용 프로파일이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최적의 약물은 개인의 병력과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담당 의사와 상의하여 결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항우울제 복용 중 이명이 생겼는데 계속 복용해도 괜찮을까요?
A. 이명이 경미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경과를 지켜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명이 심하거나 청력 감소·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즉시 의사에게 알려야 합니다. 항우울제 치료의 이득과 이명 부작용의 영향을 의사와 함께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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